
2025학년도 한양대학교 입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올해 결과는 한마디로 ‘전통의 공대 명가, 자연계열의 압도적 지배’ 와 ‘미래 산업을 이끄는 계약학과의 부상’ 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정시와 수시의 주요 전형에서 최상위권은 반도체, 컴퓨터소프트웨어, 데이터사이언스 등 첨단 기술 분야 학과들이 휩쓸며, 수험생들의 선호도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베리타스알파가 공개한 최종 등록자 기준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전형별 결과를 상세히 분석하고, 2026학년도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전략적 포인트들을 깊이 있게 짚어보겠습니다.
1. 정시 분석: 의예과 98.35점, 그 뒤를 잇는 반도체·AI 계열의 약진
정시 수능전형의 왕좌는 올해도 변함없이 의예과가 차지했습니다. 최종 등록자 기준 국수탐 백분위 평균 80% 컷이 98.35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영역별로 살펴보면 수학 99.9, 국어 99.43, 탐구 95.7로 모든 영역에서 최상위 성적을 요구했습니다. 의대 증원 이슈 속에서도 경쟁률은 전년 3.14대 1에서 4.06대 1로 오히려 상승하며 굳건한 선호도를 증명했습니다.
의예과를 제외한 일반 학과 최상위권은 한양대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공과대학 및 자연계열 학과들이 독식했습니다.
- 1위 반도체공학과: 국수탐 80%컷 93.6점 (수학 99.57)
- 2위 생명공학과: 국수탐 80%컷 93.3점 (수학 96.6)
- 3위 화학공학과: 국수탐 80%컷 93.27점 (수학 97.75)
- 4위 융합전자공학부: 국수탐 80%컷 93.12점 (수학 98.36)
- 5위 데이터사이언스학부: 국수탐 80%컷 92.99점
특히 주목할 점은 반도체공학과의 약진입니다. SK하이닉스와의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로서, 수학 백분위 80% 컷이 99.57점에 달해 의예과(99.9)에 버금가는 최상위권 수학 실력을 요구했습니다. 경쟁률 역시 13.89대 1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편, 충원율 데이터는 정시 지원 전략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다군에서 선발하는 **한양인터칼리지학부(무전공)**는 충원율이 **861.3%**에 달했습니다. 이는 가군 서울대/고려대, 나군 연세대 등에 지원한 최상위권 학생들이 다군에서 한양대를 안정 지원 카드로 활용한 후, 가/나군 대학으로 대거 이동했음을 의미합니다. 반면 **의예과(30.8%)**와 융합전자공학부(38.1%) 등은 충원율이 낮아, 최초 합격자들이 거의 이탈하지 않는 ‘실수요’ 중심의 지원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수시 교과 추천형: ‘취업 보증’ 반도체공학과의 압도적 선호도
수시에서 가장 큰 이변이자 화두는 단연 교과전형(추천형)이었습니다. 이 전형은 2024학년도 교과 100%에서 2025학년도 **교과 90% + 정성평가 10%**로 변경되어 내신의 영향력이 소폭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공학과의 최종 등록자 평균 내신은 1.24등급으로, 전년(1.33등급)보다 오히려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는 수험생들이 단순 내신 성적을 넘어, ‘SK하이닉스 취업 보장’ 이라는 압도적인 미래 가치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경쟁률 역시 4.7대 1에서 17.5대 1로 수직 상승했습니다.
교과 추천형 자연계열 톱5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반도체공학과: 1.24등급
-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1.3등급
- 화학공학과: 1.32등급
- 생명공학과: 1.41등급
- 데이터사이언스학부: 1.42등급
전략 포인트: 수능 최저 충족률을 역이용하라
교과 추천형은 ‘국수영탐(1) 중 3개 합 7 이내’ 라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합니다. 여기서 학과별 충족률 차이가 합격의 당락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됩니다.
- 최저 충족률이 높은 학과: 반도체공학과(78.1%), 영어영문학과(70.8%), 경영학부(70.5%) 등은 지원자 대부분이 수능 최저를 충족하므로, 내신 성적 자체가 실질적인 경쟁력이 됩니다.
- 최저 충족률이 낮은 학과: 건축공학부(35.8%), 관광학부(36.2%), 도시공학과(43.8%) 등은 지원자의 절반 이상이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해 탈락합니다. 즉, 자신의 수능 성적으로 최저 기준을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다면, 다소 낮은 내신으로도 최초 경쟁률을 뚫고 합격을 노려볼 수 있는 전략적 기회가 열리는 셈입니다.
3.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소신 지원’ 속 빛나는 전공적합성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교과 성적을 정량평가하지 않고 학생부 전체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따라서 내신 등급은 참고 자료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실제로 서류형 사학과의 등록자 평균 내신은 3.67등급, 의류학과는 3.5등급으로, 교과 성적 외에 전공에 대한 깊은 탐구와 활동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 의예과의 독주: 그럼에도 최상위권 학과의 위상은 뚜렷합니다. 의예과는 서류형에서 1.44등급, 추천형에서 1.43등급으로 학종에서도 가장 높은 내신 평균을 기록했습니다.
- 서류형 공대의 높은 충원율: 학종은 본인의 진로에 맞춰 ‘소신 지원’하는 경향이 강해 충원율이 비교적 낮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456%), 신소재공학부(428.6%), 융합전자공학부(423.8%) 등 서류형 인기 공과대학에서는 4바퀴가 넘는 높은 충원율을 보였습니다. 이는 해당 학과들이 타 대학 의약학 계열이나 서울대와 중복 합격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중요한 지원 카드임을 의미합니다.
4. 논술 전형: ‘수능 최저 도입’과 ‘제로 추합’의 의미
2025학년도 논술전형의 가장 큰 변화는 모든 모집단위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었다는 점입니다. (의예 제외 3합 7, 의예 3합 4) 이는 논술 실력과 더불어 수능 경쟁력까지 갖춘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논술전형의 또 다른 특징은 극도로 낮은 충원율입니다.
- 자연계열 21개 중 9개, 인문계열 8개 중 7개, 상경계열 6개 중 6개 모집단위에서 추가 합격이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 이는 논술전형이 ‘상향 지원’의 성격이 강하며, 일단 합격하면 절대 등록을 포기하지 않는 ‘마지막 보루’ 혹은 ‘가장 원하는 카드’ 로 여겨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예비 번호를 기대하기보다는 최초 합격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
2026학년도 한양대 지원자를 위한 최종 전략 요약
- 자연계열 최상위권이라면 공대를 노려라: 한양대의 심장은 공대입니다. 특히 반도체, 컴퓨터, 데이터, 융합전자 등 첨단 분야는 정시와 수시 모두에서 가장 높은 입결과 경쟁률을 자랑하므로 목표에 맞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 계약학과의 가치를 주목하라: 반도체공학과의 입결 상승은 안정적인 미래에 대한 수험생들의 열망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계약학과의 인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 수시 교과전형, ‘수능 최저’는 전략 과목이다: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을 바탕으로 수능 최저 충족 가능성을 냉정히 판단하고, 충족률이 낮은 학과를 공략하는 역발상 전략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학종, 내신보다 ‘스토리’다: 3등급대 내신으로도 합격 사례가 나오는 것이 학종입니다. 교과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3년간 자신의 희망 전공과 관련하여 깊이 있게 탐구한 ‘나만의 스토리’가 있다면 과감히 도전해야 합니다.
- 논술은 ‘All-in’ 전형이다: 추합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전형입니다. 수능 최저 충족을 기본으로, 대학별 논술 유형에 맞춰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는 각오로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