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판도를 뒤흔들 이공계특성화대학(이하 이공특) 입학 전형의 구조적 변화가 확정되었습니다. 기존 정시 모집을 하지 않던 포스텍에 이어, 국내 과학 기술을 선도하는 카이스트(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까지 총 4개 대학이 정시 모집을 전면 폐지하고 신입생 전원을 수시로만 선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유니스트(UNIST)와 한국에너지공대(KENTECH) 단 두 곳만 제한적으로 정시 전형을 명맥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는 단순히 전형 비율의 조정을 넘어, 2028 수능 개편안의 한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심각해지는 의과대학 쏠림 현상 속에서 기초 과학 및 공학 연구에 헌신할 진정한 이공계 인재를 발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입니다. 2028 이공특 입시의 핵심 흐름과 대학별 맞춤 전략을 상세히 분석합니다.
2028학년도 이공계특성화대 입시 패러다임 전환
정시 폐지 및 100% 수시 선발의 다각적 배경
이공특이 전통적인 평가 방식인 정시 모집을 과감히 포기하는 데에는 몇 가지 뚜렷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첫째, 2028 수능 개편에 따른 변별력 상실에 대한 우려입니다. 2028 수능부터는 선택과목이 전면 폐지되고 통합형 수능으로 치러지며, 전반적인 시험 범위가 축소됩니다. 이는 이공특이 요구하는 고도화된 수리·과학적 사고력을 수능이라는 정량적인 시험 점수만으로는 명확히 가려내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합니다. 수능 점수 1, 2점이 학생의 연구 잠재력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작용했습니다.
둘째, 의대 쏠림 현상과 반수로 인한 심각한 인재 유출을 방어하기 위한 자구책입니다. 정시 제도는 특성상 전공에 대한 뚜렷한 목표 의식이나 적합성보다는 수능 점수 분포에 맞춰 이른바 간판을 보고 지원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로 인해 이공특에 입학하고도 다음 해 의대 진학을 목표로 곧바로 반수에 돌입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이탈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공특 입장에서는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 양성할 연구 인력이 중간에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고등학교 과정 내내 이공계 분야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탐구 활동을 지속해 온, 끝까지 학업을 이어갈 의지가 굳건한 학생을 수시 전형의 다면 평가를 통해 선발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6개 이공계특성화대학 모집 인원 상세 현황
6개 대학의 2028학년도 총 모집 인원은 정원 내외(계약학과 포함)를 합쳐 2520명 규모입니다. 2027학년도에 카이스트, 지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가 인공지능(AI) 단과대학을 앞다투어 신설하며 모집 정원을 크게 증원한 바 있으며, 2028학년도에도 이 증원된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전체 정원의 99% 이상이 수시로 선발되는 압도적인 수시 집중 체제입니다.
| 대학명 | 총 모집인원 | 수시 모집 | 정시 모집 | 전형 특징 및 비고 |
| 카이스트(KAIST) | 880명 | 880명 (100%) | 0명 | 전원 수시, 특기자 전형 폐지, 면접 강화 |
| 유니스트(UNIST) | 540명 | 530명 (98%) | 10명 (2%) | 정시 수능우수자 유지, 반도체 전원 수시 |
| 포스텍(POSTECH) | 360명 | 360명 (100%) | 0명 | 일반대 분류(수시 6회 제한 적용), 수능최저 일부 적용 |
| 광주과학기술원(GIST) | 330명 | 330명 (100%) | 0명 | 전원 수시, 반도체공학인재 신설 |
|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 330명 | 330명 (100%) | 0명 | 전원 수시, 반도체공학과 일반전형 통합 |
| 한국에너지공대(KENTECH) | 100명 | 90명 (90%) | 10명 (10%) | 정시 유지, 정시 공학역량정성평가 신설 |
과학기술원 지원 특권: 수시/정시 제한의 예외
이공특 지원 시 가장 중요한 전략적 이점은 특별법의 적용을 받는 과학기술원(카이스트, 지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 켄텍)의 특수성입니다. 이 5개교는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받는 일반 대학과 달리 수시 6회 지원 제한 규정에 포함되지 않으며, 정시 모집 가/나/다 군의 제한도 받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험생은 일반 대학 수시 전형에 6장의 원서를 모두 사용했더라도 과기원에 제한 없이 추가 지원이 가능한 보너스 카드를 쥐게 됩니다. 또한 일반 대학 수시에 최종 합격하여 등록을 마친 상태라도 과기원 정시 전형에 다시 지원할 수 있고, 반대로 과기원 수시에 합격하고 등록했더라도 일반 대학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있는 파격적인 유연성이 보장됩니다.
단, 포스텍(POSTECH)은 과학기술원이 아닌 사립 일반 대학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수시 6회 지원 제한 규정이 엄격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원서 접수 시 반드시 유의해야 합니다.
대학별 2028학년도 입학 전형 심층 분석 및 대비 전략
카이스트: 특기자 폐지, 탐구역량 증빙과 심층 면접 강화
정원이 가장 많은 카이스트(880명)는 100% 수시 선발 체제로 전환하며 전형 구조를 대폭 간소화했습니다. 과거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 등 특정 분야의 탁월성을 위주로 평가하던 특기자 전형을 과감히 폐지했습니다. 대신 일반적인 학교생활 안에서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보여준 학생을 뽑기 위해 창의도전전형의 인원을 300명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서류 평가 단계에서는 교사의 정성적인 평가를 더 깊이 반영하고자 교사추천서 제출 한도를 최대 2부에서 3부로 늘렸습니다. 또한 기존 자기소개서 증빙자료를 학업탐구역량 입증자료로 명칭을 변경하고, 본인의 깊이 있는 탐구 활동 성과를 최대 5건까지 제출할 수 있도록 개편하여 서류 평가의 밀도를 높였습니다.
가장 주목할 점은 면접 출제 범위의 확대입니다. 일반, 고른기회, 반도체시스템인재 전형의 2단계 학업역량 심층 면접 시, 기존 물리, 화학, 생명과학 기본 과목 외에 과학계열 고급 선택과목(고급물리학, 고급화학, 고급생명과학)이 출제 범위에 공식적으로 추가되었습니다. 이는 단순 선행학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고교 고교학점제 환경에서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에 맞춰 얼마나 도전적이고 심화된 과목을 선택하여 이수했는지, 그 과정에서 과학적 문제 해결력과 탐구 역량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를 엄밀하게 검증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포스텍: 일반전형 면접 비중 확대와 수능최저 활용
포스텍은 360명 전원을 수시로 모집하며, 일반전형 내에서 평가 방식의 차이를 두어 다양한 인재를 선발합니다. 주력 전형인 일반전형1은 1단계 서류 통과자를 기존 3배수에서 3.5배수로 늘려 면접 기회를 확대하고, 최종 평가에서 2단계 면접의 반영 비중을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서류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면접에서의 탁월한 사고력과 이공계적 잠재력을 통해 역전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반면, 일반전형2는 서류 70%와 면접 30%를 합산하며, 이공특 전형 중 매우 이례적으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어, 수학, 영어, 과학탐구 중 반드시 수학을 포함하여 2개 영역 등급 합 4 이내를 충족해야 하므로, 서류 준비와 더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포스텍의 서류 평가는 단순 교과 성적을 넘어 국·영·수·과 중심의 학업능력과 이공계 소양, 대인관계, 품성 등을 아우르는 인재상 적합도를 꼼꼼히 살핍니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및 대구경북과학기술원(디지스트): 전면 수시와 반도체 인재 선발 방식 개편
전면 수시 체제로 전환한 지스트와 디지스트는 첨단 산업 핵심 인력 양성을 위한 반도체 관련 전형을 개편했습니다.
지스트는 정원외로 30명을 선발하는 반도체공학인재전형을 신설했습니다. 일반 전형과 동일하게 1단계 서류 100%로 배수를 걸러낸 뒤, 2단계에서 서류 50%와 면접 50%를 합산합니다. 지스트 면접은 전공 수학 능력과 더불어 GIST가 추구하는 이공계 인재로서의 적합성을 깊이 있게 평가합니다. 특히 10명을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을 유지하여 소프트웨어, 발명, 창업 등 특정 분야의 뚜렷한 결과물이 있는 학생에게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디지스트는 삼성전자와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30명) 선발 방식을 기존 학교장추천과 일반전형 분할 선발에서 2028학년도부터 일반전형 단일 선발로 통합했습니다. 디지스트의 면접은 과학 활동의 우수성, 탐구 과정의 충실성, 향후 진로 계획의 구체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유니스트 및 한국에너지공대: 정시 유지와 새로운 평가 지표 도입
대다수 이공특이 수시로 돌아선 가운데, 유니스트와 켄텍은 소수(각 10명)이긴 하지만 정시 전형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유니스트는 정시 수능우수자전형에서 국어는 표준점수 그대로 100%를 반영하지만, 수학과 과학탐구 영역에는 120%의 막강한 가중치를 부여합니다. 이는 철저하게 수리·과학 역량이 뛰어난 수능 최상위권 학생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입니다. 단, 계약학과인 반도체공학과는 정시 선발을 폐지하고 40명 전원을 수시 일반전형으로만 모집합니다. 또한 수시에서는 그릿(GRIT)인재전형을 유지하여 학문 간 경계를 넘나드는 끈기 있는 몰입과 융합적 사고력을 지닌 특이 인재를 심층 포트폴리오 면접과 팀 기반 프로젝트 면접으로 선발합니다.
한국에너지공대(켄텍)는 정시 모집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었습니다. 오직 수능 100%로 선발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공학역량정성평가를 10% 반영합니다. (수능 90% + 공학역량정성평가 10%). 이 정성 평가는 단순히 수능 점수 줄 세우기가 아니라, 학생부의 교과학습발달상황(교과 이수 현황, 세특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여 고교 시절 에너지 공학 분야와 관련된 교과목을 얼마나 충실히 이수하고 탐구했는지를 A~E 5단계로 평가하여 점수화하는 제도입니다. 수능 성적뿐만 아니라 학교생활의 충실도까지 함께 평가하겠다는 켄텍의 독자적인 행보입니다.
결론적으로, 2028학년도 이공계특성화대 입시는 단순 성적 경쟁에서 벗어나 서류와 면접을 통한 전공 적합성과 탐구 역량의 정성적 경쟁으로 완전히 재편되었습니다. 수험생들은 고교 1학년 때부터 목표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면접 방식을 면밀히 분석하고, 교과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연계한 깊이 있는 자기주도적 탐구 이력을 꾸준히 축적해 나가는 체계적인 로드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